20130606

AA04.같은 돈, 다른 이자율

[이자율이 제각각인 이유]


같은 돈 백만 원이라도 이자율은 한 가지만 존재하지 않아.

첫째. 누가 빌려주냐에 따라 이자율이 달라져. 남는 돈이 10억원인 사람과 100만원 뿐인 사람이 백만원 빌려줄 때를 생각해보자. 같은 백만원이지만 10억 재력가에겐 백만원은 푼돈이니까 이자를 조금만 받아도 괜찮다고 생각할 것 같애. 그런데 정반대일 수도 있어. 전 재산을 다 빌려주는 사람은 조금이라도 이자를 더 받고 싶겠지. 물론 10억원 가진 재산가가 스쿠루지 할배보다 더 돈을 밝히고, 100만원 밖에 없는 사람이 천사같은 마음을 가졌다면 말이야.

이처럼 사적으로 돈을 빌려주는 경우에는 복불복일 수 있지만, 우리는 보통 돈을 은행 같은 금융기관에서 ‘공적’으로 빌리잖아. 사람이 아니니까 인간성 같은 건 변수가 안 되겠지. 단지, 그 금융사가 돈이 많고(규모가 크고) 안정적인 데인지가 변수가 되겠지. 이런 금융사는 이자를 상대적으로 낮게 받을 거야. 돈을 싸게 빌릴 수 있단 말이지. 당연하게도 이런 데는 많은 사람들이 돈을 빌리고 싶어서 줄을 설 테니까 아무나 빌려주지 않을 테고.

둘째, 누가 빌리느냐에 따라서도 이자율이 달라져. 만약 돈을 빌려 줘도 잘 안 갚는 친구라면 돈을 빌려 주기 싫겠고 제 날짜에 잘 갚는 친구라면 돈을 잘 빌려 줄 거야. 잘 안 갚은 친구는 돈 떼먹고 잠수탈 수도 있고 말야. 

이렇게 빌린 돈을 잘 갚는 것을 ‘신용’(credit)이라고 불러. 신용이 낮은 친구는 미덥지 못하니 이자를 더 높게 받고, 신용이 높은 친구는 믿으니 낮은 이자를 받는다. 결국 신용이 낮으면 같은 돈이라도 비싸게 빌릴 수밖에 없는 거야.

다시 은행 얘기를 하면, 우리가 은행에 예금하는 것도 일정 기간 은행에 돈을 빌려주는 것과 같은 개념이야. 물론 은행이 나 보고 직접 빌려달라고 손을 벌리는 것은 아니지만 말야. 그런데 은행에 맡긴 돈을 못받는다는 생각은 거의 하지 않잖아. 

그만큼 신용에 있어서는 어느 개인이나 회사보다 높아. 신용 갑 중에 갑이 은행인 거지(은행보다 신용이 높은 데는 정부야. 나랏님은 돈을 떼먹지 않거든. 그니깐 신용의 '울트라 갑'이시지). 그러니까 우리가 은행에 돈을 빌려줬을 때 받는 이자(예금금리)는 다른 데 빌려주는 것보다 낮을 수 밖에 없는 것이야.

참고로, 보통예금 하나 개설하려고 시중 은행을 다 돌아보면 예금금리가 거의 똑같은 걸 알 수 있을 거야. 그만큼 시중은행은 신용도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는 뜻인 거지. 
그런데 유독 높은 예금금리를 주는 데가 있다면? 그건 신용도가 시중은행보다 낮은 곳이란 뜻인 거야. 이런데 돈을 예금하면 높은 이자를 받는다고 좋아할 일이 아닌 거지. 만에 하나 떼일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말이야. 저축은행 사태, 기억나지?

셋째, 돈을 빌리는 기간에 따라서도 이자율이 달라져. 보통은 기간이 짧으면 이자율이 낮고, 길면 이자율이 높아. 왜냐, 돈을 빌려 주는 기간이 길수록 떼먹힐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지. 그래서 같은 100만원을 1년 빌리는 이자보다 2년 빌리는 이자가 조금이라도 높을 수밖에.

이자에 설명을 보면 알겠지만, 경제에서 ‘공짜’는 없다. 절대 없다. 겉으론 공짜처럼 보여도 뒤로는 대가가 따른다. 이자가 높고 낮은 데에는 다 나름 이유가 있는거다. 누가 높은 이자를 준다고 꼬신다면, ‘왜 높은 이자를 줄까?’ 한 번쯤 생각해보길 바래.

이자에 대한 기본 개념인 요기까지! 재미없는 얘기인거는 아는데, 그래도 정말 중요한 원칙이야. 실제 은행에서 쓰는 다양한 이자에 대해서는 뒤에 [은행]편에서 자세히 다룰 거야. 

그전에 실전 이자 계산법을 알아봐야겠지? 간단한 수학인데 머리가 좀 아플 수 있을거야. 쫄지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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