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606

AA11.복리의 실제 쓰임새-3

[월 복리 대출은 지옥행 티켓]


실생활에서 복리가 가장 무서운 것은 바로 사채 때문이야. “몇 백만 원 사채를 빌렸다가 1년 만에 빚이 몇 천만 원으로 불어났다”는 얘기 많이 들어봤을 거야. 누구는 자살했고, 누구는 술집에 팔려나갔다는 뉴스도 이젠 너무 흔해졌어.

그런데 왜 빛이 뻥튀기 됐는지 생각해봤어? 단지 재수가 없었을까. 조폭 같은 사채업자가 협박해서 덤터기를 씌운 탓일까. 아니야. 물론 불법적이지만 사채업자들이 빚 계산을 할 때는 주먹구구가 아니라 과학적(?)으로 따져서 빚 뻥튀기의 흑마술을 시전하는 것이지.

앞 서 강조했지만, ‘복리’ 계산에서 중요한 것은 세 가지야. 시간, 이자율, 원금. 사채의 필살기는 이 세 가지 동시 콤보야. 복리를 극대화시키는 고도의 꼼수로 뒤통수를 치는 것이지. 자세한 수법은 [사채]에서 설명할게. 여기서는 일단 복리에서 ‘시간’의 마술만 먼저 보자. 이게 가장 감을 못 잡는 거니까.  

복리에서 시간은 돈을 얼마나 오래 빌리는지만 생각하기 쉬워. 하지만 한 가지가 더 있어. 얼마 만에 한 번씩 이자를 계산하는가, 바로 이거야. ‘복리 계산기간’ 줄여서 ‘복리 기간’이라고 하는 것이지.

보 통 은행에서 대출이자 몇 %라면 연 복리가 기준이야. 하지만 사채는 기본이 ‘월’ 복리야. 월 복리는 년 복리 이율을 12로 나누어 매월 이자가 붙는 방식이지. .앞에서 할푼리 설명하면서, 사채 쓸 때 2부 이자라고 할 때는 월리 2%라는 뜻이라고 했어(연리로는 24%). 이처럼 사채업자들이 연리보다 월리로 얘기하는 이유가 무얼까? 사채는 급전이니까 몇 달만 빌려 쓰는 경우가 많을 테니 월로 따지는 게 편하기도 할 거야. 또 빌리는 입장에서도 연리 24%보다 월 2%(2부) 이자라고 말하면 느낌상 부담이 없을 테고.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연 복리보다 월 복리가 이자를 더 많이 받기 때문이지. 정리해서 말하면, 같은 기간의 이자율 합이 같다면, 복리 계산기간이 짧은 수록 이자 액수가 크게 늘어나. 보통 매일매일 조금씩 갚는 ‘일수’는 ‘일 복리’로 계산하는 것인데, 월 복리보다 더 심하게 이자가 붙는 것이지.

얼핏 생각하면 100만원을 연리 36%로 빌리는 데, 이자 계산을 연복리로 하는 것과 월 복리(월리 3%)로 하는 것은 차이가 없을 것처럼 느껴지지. 하지만 천만의 말씀.

말로는 감이 안 올 테니까 다음 그래프를 유심히 봐바. 100만원을 빌리는 데 연 복리 36% 때와, 월 복리 3%일 때 원리금을 비교한 것이야. 보이지? 같은 금리라도 연 복리보다 월 복리가 원리금이 점점 크게 늘어나는 것을.



그런데 이런 차이는 금리가 높을수록 급격하게 벌어져. 아래는 100만원을 월 복리 3%, 6% 일 때를 비교한 것이야. 몇 달 지나지 않아도 원금의 두 배, 세 배, 네 배… 팍팍 원리금이 미친 듯이 올라가는 것이 한 눈에 보일거야. 이런 사채를 썼다고 생각해봐. 끔찍하지?

쉽게 비교해줄게. 100만원을 빌렸을 때 연리 36%(월리 3%)일 경우 원리금이 300만원으로 3배 불어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따져보자. △단리는 5년 7개월 △연 복리는 3.6개월 △월 복리는 3년 2개월이야. 그런데 만약 월 복리 6%일 경우 1년 7개월 밖에 안 걸려. 그리고 5년 뒤에는 100만원이 3,000만원으로 30배가 돼 있어. 정말 무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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