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606

AA12.복리의 실제 쓰임새-4

[재테크할 때 복리 마인드]


앞서 봤지만 복리로 주는 예금이라도 3~4년 정도로는 단리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아. 10년은 넘고 20년 정도 묵혀두면 크게 불어나기는 하지. 하지만 예금을 넣고 10년 넘게 묵혀두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실제로 은행에서는 복리예금 상품이 별로 없고, 있다고 해도 기간이나 원금 제한이 있어. 하지만 원한다면 네가 직접 복리예금을 만들 수도 있어. 바로 1년마다 예금 갈아타기.


일단 한 은행에 목돈을 넣고 1년을 기다려. 1년 뒤에 원금과 이자가 붙을 거야. 그러면 이걸 빼서 그대로 다른 은행에 예금하는 거지. 그러면 원금+이자가 다시 새로운 원금이 되어 여기에 이자가 붙을 거야. 바로 복리인 것이지. 그러면 다시 1년 뒤에 다른 예금으로 돌리고….
 

이런 식으로 1년마다 예금을 갈아타면 금액과 기간에 상관없이 복리 이자로 돈을 불릴 수 있게 돼. 단, 은행에서 주는 이자율이 처음보다 떨어지지 않아야겠지. 까짓 일 년에 한번 예금을 갈아타는 거야 대수롭지 않으니까 10년 이상 꾸준히 한다면 꽤 이익이 될 수도 있어(물론 해마다 붙는 이자에서 15.4%의 소득세를 빼야겠지만).

만약 예금 갈아타기를 할 때, 최초 원금에 붙은 이자는 꽁돈이라고 생각하고 술 한잔 해버렸어. 그리고 처음 원금만 다른 예금으로 갈아탔다고 해보자. 그러면 또 1년이 지나도 이자는 그대로일 거야. 말하자면 ‘단리’ 예금인 것이지.


은행에 장기 복리예금은 없지만 이런 식으로 10년, 20년 차곡차곡 돈을 모아서 불려나갈 수 있을 거야. 여기서 중요한 것이 복리 예금이 있는지 찾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너 스스로 ‘복리 마인드’를 갖고 돈을 굴리는 것이지.


앞 에서 봤지만, 복리가 ‘마술’을 부리려면 조건이 필요해. 일단 오랜 기간이 필요하고, 원금의 크기가 클수록, 이자율이 높을수록 가능한 것이지. 이걸 복리 마인드로 풀어보면, 장기간 돈을 모으겠다는 뚝심,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어서 저축액을 늘리는 근면함, 조금이라도 이자율이 높은 데에 관심을 갖는 부지런함이 필요하다는 얘기야. 하나마나한 소리 같지만,

지금까지는 돈 굴리는 방법으로 은행예금만 예로 들어서 ‘이자율’이란 표현을 썼어. 이자는 예금한 돈에 붙은 수익이니까, 재테크에서는 ‘수익률’이란 표현을 더 많이 써. 예금만 아니라 주식이나 편드 등등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했을 때 돈이 얼마나 불어나는가 하는 것이지. 이자율는 은행 예금의 수익률이고.



***

이와 관련해서 ‘72법칙’이란 걸 알려줄게. 복리로 돈을 굴릴 경우 원금의 두 배가 되는 시간을 간단하게 계산할 수 있는 공식이야. 보험 아줌마들이 연금저축보험 같은 거 들라면서 ‘라이프 플래닝’ 어쩌고 하면서 꼬실 때 많이 시연해주는 공식이기도해.

72 ÷ 연간 수익률(%) = 투자 기간(년)
72 ÷ 투자 기간(연) = 연간 수익률(%)

10% 의 수익률(이자)로 원금을 두 배로 불리기 위해서는 얼마의 시간이 필요할까? 앞에서 복리를 잘 이해했으면 10년이라는 소리는 안할 거야. 위 공식에 넣어보자. 72를 10(%)으로 나누면 7.2가 나와. 즉 10%의 복리 수익률로 원금을 두 배로 만들려면 7.2년이 걸린다는 얘기지.

반대로 지금 가진 원금을 복리로(즉, 이자까지 포함해서) 돈을 굴려서 5년 뒤에 두 배로 만들겠다면 수익률을
어느 정도 달성해야 할까? 72를 5(년)로 나누면 14.4(%)가 나와. 즉 해마다 14.4%의 수익률(이자)을 얻어야 한다는 이야기야. 

걍 수학적으로 그렇단 뜻이야. 주식이나 펀드건, 부동산이건 어디에건 투자해서 매년 10% 이익을 얻을 수 있다면 7년 정도는 한 푼도 빼지 않고 그대로 굴리면 원금이 두 배가 된다는 정도만 기억해두자. 돈을 불리기가 만만치 않지?

앞서 말했지만, 7년간 10% 복리이자를 주는 예금은 지구상에는 존재하지 않아. 그런 게 있다면 돈 벌기는 누워 떡먹기겠지. 그런 예금에 목돈을 넣어두고 7년만 잊어먹고 있으면 원금이 두 배 돼 있을 테니까(반대로 은행은 쫄딱 망하겠지). 


그런 꿈은 꾸지 말도록. 

뒤에서 보겠지만, 수익률이 10%는 사실 엄청난거야. 아무리 대기업이라도 100만원 들여서 물건을 만들어 팔아서 10만원 수익을 내는 건 무쟈게 힘들거든. 우리나라 최고라는 삼성전자? 가장 잘 나갈 때 수익률(영업이익율)이 15% 정도야. 일년에 100만원 들여서 열심히 하면 200, 300만원 벌 줄 알았지? 꼴랑 15만원 정도 이익을 봤다는 거지. 제일 잘나간다는 회사가 이정도니까 대충 감이 와? 넘버투라는 현대차도영업이익률이 7-8% 정도가 보통이야.


그러니까 너 같은 일개인이 10% 넘는 고수익을 보장하는 예금이나 주식을 눈이 뻘게져서 찾아다녀바짜지. 누가 "투자수익 20%를 매년 보장한다"고 꼬시면 가볍게 비웃어주고 생까라고. 


그런데 괜히 혹하지 말고, 먼저 '원금'부터 키워야해. 100만원을 10년간 복리로 굴리려는 투철한 재테크 마인드보다, 그 10년 동안 꾸준히 일해서 1000만원을 더 벌어. 그렇게 목돈을 만들어서 그때 복리 마인드로 돈을 굴리는 것이 훨씬 빨리, 크게 돈이 불어난다. 명심해라.

결론!

돈 굴리는 것보다 돈 버는 것이 우선이다!

AA11.복리의 실제 쓰임새-3

[월 복리 대출은 지옥행 티켓]


실생활에서 복리가 가장 무서운 것은 바로 사채 때문이야. “몇 백만 원 사채를 빌렸다가 1년 만에 빚이 몇 천만 원으로 불어났다”는 얘기 많이 들어봤을 거야. 누구는 자살했고, 누구는 술집에 팔려나갔다는 뉴스도 이젠 너무 흔해졌어.

그런데 왜 빛이 뻥튀기 됐는지 생각해봤어? 단지 재수가 없었을까. 조폭 같은 사채업자가 협박해서 덤터기를 씌운 탓일까. 아니야. 물론 불법적이지만 사채업자들이 빚 계산을 할 때는 주먹구구가 아니라 과학적(?)으로 따져서 빚 뻥튀기의 흑마술을 시전하는 것이지.

앞 서 강조했지만, ‘복리’ 계산에서 중요한 것은 세 가지야. 시간, 이자율, 원금. 사채의 필살기는 이 세 가지 동시 콤보야. 복리를 극대화시키는 고도의 꼼수로 뒤통수를 치는 것이지. 자세한 수법은 [사채]에서 설명할게. 여기서는 일단 복리에서 ‘시간’의 마술만 먼저 보자. 이게 가장 감을 못 잡는 거니까.  

복리에서 시간은 돈을 얼마나 오래 빌리는지만 생각하기 쉬워. 하지만 한 가지가 더 있어. 얼마 만에 한 번씩 이자를 계산하는가, 바로 이거야. ‘복리 계산기간’ 줄여서 ‘복리 기간’이라고 하는 것이지.

보 통 은행에서 대출이자 몇 %라면 연 복리가 기준이야. 하지만 사채는 기본이 ‘월’ 복리야. 월 복리는 년 복리 이율을 12로 나누어 매월 이자가 붙는 방식이지. .앞에서 할푼리 설명하면서, 사채 쓸 때 2부 이자라고 할 때는 월리 2%라는 뜻이라고 했어(연리로는 24%). 이처럼 사채업자들이 연리보다 월리로 얘기하는 이유가 무얼까? 사채는 급전이니까 몇 달만 빌려 쓰는 경우가 많을 테니 월로 따지는 게 편하기도 할 거야. 또 빌리는 입장에서도 연리 24%보다 월 2%(2부) 이자라고 말하면 느낌상 부담이 없을 테고.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연 복리보다 월 복리가 이자를 더 많이 받기 때문이지. 정리해서 말하면, 같은 기간의 이자율 합이 같다면, 복리 계산기간이 짧은 수록 이자 액수가 크게 늘어나. 보통 매일매일 조금씩 갚는 ‘일수’는 ‘일 복리’로 계산하는 것인데, 월 복리보다 더 심하게 이자가 붙는 것이지.

얼핏 생각하면 100만원을 연리 36%로 빌리는 데, 이자 계산을 연복리로 하는 것과 월 복리(월리 3%)로 하는 것은 차이가 없을 것처럼 느껴지지. 하지만 천만의 말씀.

말로는 감이 안 올 테니까 다음 그래프를 유심히 봐바. 100만원을 빌리는 데 연 복리 36% 때와, 월 복리 3%일 때 원리금을 비교한 것이야. 보이지? 같은 금리라도 연 복리보다 월 복리가 원리금이 점점 크게 늘어나는 것을.



그런데 이런 차이는 금리가 높을수록 급격하게 벌어져. 아래는 100만원을 월 복리 3%, 6% 일 때를 비교한 것이야. 몇 달 지나지 않아도 원금의 두 배, 세 배, 네 배… 팍팍 원리금이 미친 듯이 올라가는 것이 한 눈에 보일거야. 이런 사채를 썼다고 생각해봐. 끔찍하지?

쉽게 비교해줄게. 100만원을 빌렸을 때 연리 36%(월리 3%)일 경우 원리금이 300만원으로 3배 불어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따져보자. △단리는 5년 7개월 △연 복리는 3.6개월 △월 복리는 3년 2개월이야. 그런데 만약 월 복리 6%일 경우 1년 7개월 밖에 안 걸려. 그리고 5년 뒤에는 100만원이 3,000만원으로 30배가 돼 있어. 정말 무섭지?



AA10.복리의 실제 쓰임새-2

[대출은 ‘복리’라고 말해주지 않아]

은행은 돈을 예금 받을 때는 이자를 단리로 계산해서 준다고 했어. 하지만 돈을 빌려줄 때는 복리로 따져서 받는다. 왜? 그래야 돈을 더 많이 벌잖아.
그렇다고 은행이 촌티 나게 대놓고 ‘복리이자 상환’이라고 대놓고 얘기 안 해. ‘연체 이자’ ‘연체 수수료’라고 아리까리하게 얘기하지. 물론 몇 달씩 이자를 못 받는데도 가만히 이자만 물리고 기다려주는 은행은 없지만.

일단 대출이자가 어떻게 복리가 붙는지 알아보자. 앞서 봤지만, 단리는 이자가 기간에 따라 정액이 붙는데, 복리는 그렇지 않지. 이 개념을 못 잡으면 돈을 빌릴 때도 단순히 단리법으로 어림짐작하게 돼.

예 를 들어보자. 1000만원을 대출이자율이 연 10%로 10년 뒤에 한꺼번에 갚는다고 해보자. 그러면 해마다 이자가 100만원씩(원금의 10%) 붙으니까 10년 뒤에는 원금 1000만원에 이자 1000만원을 합쳐서 2000만원을 갚으면 된다고 생각하기 십상이야.

사실은 절대 그렇지 않지. 대출이자는 복리로 계산되기 때문에 대출 기간이 길어질수록 실제 부담하는 이자 역시 훨씬 많아져. 이 경우는 10년 뒤 갚을 원리금이 2593만원이야. 이자를 593만원이나 적게 오판한 것이지.

가 정을 이렇게 했지만, 실제로 은행에서 이렇게 10년간 이자를 안내고 10년 뒤에 원리금을 한꺼번에 받는 식의 대출은 절대 해주지 않아. 원금은 조금씩 안 갚더라도 이자는 매달 꼬박꼬박 내도록하지[거치식]. 이런 식으로 발생되는 이자를 그때그때 회수해가는 방식이기 때문에 빌린 원금에 대해서만 고정적인 액수의 계속 이자가 다달이 내는 것이지. 그러니까 마치 대출이자가 마치 단리로 계산하는 것처럼 보이는 거야. 하지만 만약 너가 이자를 연체했다면 어떻게 될까. 연체된 시간을 하루 단위로 따져서 지난달 못 받은 이자에도 이자를 붙여서 청구한다.

예를 들어, 1억 2천만 원을 연리 12%(월리 1%) 대출로 대출받았어. 그러면 한달 낼 이자는 원래 100만원이야. 그런데 돈이 없어서 1월달 이자를 못냈어. 그러면 2월에 두달치 이자를 낼 때는, 전달 연체된 이자(100만)에 다시 1% 복리 이자가 붙어서 101만원+이번달 이자 100만원, 도합 201만원을 내야하는 거지. 

그까짓 한두 달이자 밀렸다고 치사하게 거기다 다시 복리로 이자를 붙이냐고 따져바야 입만 아파. 말했자나, 은행은 1원도 절대 손해 보지 않는다고. 그나마 연제된 이자에 원래 정해진 이자율대로 복리로 청구하면 그나마 양심적이지. 하지만 이런 양심적인 은행은 우주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함정.

실제로 은행에서는 연체된 이자에 대해서는 원래 대출이자율과 상관없이 연체된 이자(이자 원금)에 대해서 별도의 높은 ‘연체 이자’를 매겨. 복리보다 더 한 이자를 물리는 것이지. 여기에 대해서는 [은행] 편에서 자세히 알려줄게.

AA09.복리의 실제 쓰임새-1

[저축의 ‘복리’는 낚시다]


단리와 복리의 차이를 알았으면, 이제 이자에 대해서는 다 안 걸까? 아직 절반만 안거야. 너의 돈을 빨아들이려고 복리를 과장하거나 아닌 척하는 트릭이 여기저기 널려있거든. 

예를 들어, 똑똑한 은행이나 보험에서 어설프게 복리에 대해 아는 너를 낚기 위한 떡밥으로 흔히 쓰는 게 복리야.  사채업자들이 널 폐가망신의 구렁텅이로 끌고 들어가는 기본 술수 역시 복리거든. 그리니까 정신 똑바로 차리려면 확실히 알아야해.

복리도 단리처럼 ‘원금’과 ‘시간’에 따라 돈 불어나는 게 크게 달라져. 특히 시간이 무서워. 기간이 길면 길수록 원리금이 갑자기 뻥튀기 된다는 사실 정도는 이제 알거야. 근데, 복리는 뻥튀기 타이밍이 단리보다 훨씬 빨리 와.

복리에서 시간이 무섭다는 걸 보여주는 흔한 일화가 뉴욕 인디언 이야기야. 뉴욕 맨해튼 섬에 조상대대로 평화롭게 살던 인디언들이 있었어. 1626년 얘네들이 양키 형님들 꾐에 빠져서 단돈 24달러에 이 섬을 팔았단 거지. 똥값이기는 하지만 만약 인디언들이 그 돈을 연 8%의 복리예금에 넣어뒀다면 어떻게 됐을까?

계산해보면 지금 200조 달러 가까운 천문학적인 돈이 돼(앞에서 본 그래프를 다시 한 번 떠올려봐). 이 정도면 세계 최고의 땅값을 자랑하는 맨해튼 섬을 3천개 이상 사고도 남아. 놀랍지? 그런데 350년 넘는 장기 복리예금을 받아주는 은행은 우주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함정.

사 실 냉정하게 따져보면 은행 예금이자는 복리가 정상이야. 1년 지나서 이자를 받았으면, 2년차 때 내가 은행에 맡긴 돈은 원금만 아니라 원금+이자가 되잖아. 그러니까 2년이 지나면 내 돈 전부(원금+이자)에 이자를 붙여주는 게 당연한 거지. 그런데 실제로 은행 예금은 거의 다 이자를 단리로 계산해. ‘복리예금’이라고 적혀있지 않으면 모두 단리 상품이야. 1년 예금해서 받은 이자는 원래 내 돈이 아닌 것 마냥 쏙 빼놓고, 2년차에도 애초 원금에만 이자를 붙여주는 거지.

당장 은행에 가서 팸플릿을 뒤져봐. ‘복리’라고 써진 예금상품이 있는지. 300년은 고사하고 30년짜리 복리상품은 눈을 씻고 봐도 없을 거야. 혹시 ‘복리 예금’이라고 광고하는 게 있다면 전단지 귀퉁이 작은 글씨를 찾아봐. ‘3년 만기’라거나 ‘5년 만기 3천만 원 한도’ 이런 식의 단서가 붙어 있을 테니까. 
앞에서 봤지만 3~5년 정도 예금하면 단리나 복리나 큰 차이가 없어. 예금할 수 있는 원금까지 제한을 두면 따지고 자시고 할 것도 없지. 그뿐이냐. 뒤에서 살펴보겠지만 비과세 상품이 아니면 이자에 15.5%(이자소득세 14%+주민세 1.4%)의 세금까지 떼가잖아.

은행은 너보다 훨씬 똑똑하다. 그리고 절대로 너에게 1원 한 푼 더 주려고 하지 않는다. 계산해보면 장기로 예금하면 엄청난 이자를 줘야하는데 은행이 미치지 않고서야 10년짜리 복리상품을 팔겠어? 그러니 경제학 책 좀 보고 재테크 좀 해보겠다며 은행 창구 아가씨에게 “복리예금이 이자가 높다는데 그런 예금 없어요?”라고 물어보면 병신 인증.

복리를 주로 선전하는 건 은행이 아니라 보험사야. ‘복리저축보험’ 류의 이름으로 보험 아줌마들이 많이 팔았던 상품이야. 10년 동안 월 30만원씩 연이율 4% 월복리 상품이라고 하지. 그런데 여기서 ‘복리’는 낚시용 떡밥이야. 왜 그럴까?

일단 복리로 계산될 원금이 너무 작아. 10년간 내는 3600만원을 처음에 한 번에 넣고 연이율 4% 복리로 10년을 치는 게 아니잖아. 다달이 30만원씩 넣어서 적립하는 것이니까.

게 다가 이건 예금이 아니라 보험이야. 보험은 먼저 보험아줌마 수당 등등 적지 않은 돈을 ‘사업비’ 명목으로 먼저 떼가. 그 나머지가 적립되니까 원금은 더 적어지고, 이 돈에만 복리로 치는 것이니 이자가 얼마 안 돼. 만기에 쌓인 돈이 4430만원인데, 단리 정기예금에 비해 꼴랑 240만 원 정도 더 받는 정도야. 10년간 중도해지 않고 월 30만원씩 꼬박꼬박 넣었을 때의 보상이 이 정도란 것.

그래서 기간도 짧고 원금도 적은 중간에 해지하면 원금도 못 찾는 보험류의 복리 상품에 현혹되기보다 현실적으론 이자에 세금을 안 떼는 은행의 단리 비과세 정기예금이 더 나을 수 있다는 거지.

AA08.단리와 복리 비교

같은 돈이라도, 시간이 지날 수록, 단리는 원리금이 일정하게 증가하지만(직선그래프) 복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곡선그래프). 다시 고등학교 수학샘 모드로 얘기하면 일차함수와 지수함수의 차이야.

일단, 여기서는 그냥 시간이 지나면서 이자가 어이 상실할 정도로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정도만 명심하면 돼.

이자율 5%일 때 단리-복리 비교

일단 그래프부터 보자. 앞에서 단리/복리 설명할 때 들었던 예를 그린 거야. 원리금이 100만원이고 연 이자율이 5%일 때, 복리(A)와 단리(B)로 계산했을 때 해마다 원리금이 어떻게 늘어나는지 한 눈에 알 수 있어.

일 단 단리는 앞에서 직선 그래프(1차 함수)라고 설명했으니 알테고, 여기서 주의 깊게 볼 건 복리야. 곡선으로 위로 쫙 휘어서 올라가지. 시간이 지날수록 이자에 이자가 붙는 액수가 탄력을 받아서 무섭게 늘어난다는 뜻이야. 이건 고등학교 때 배운 지수함수야. 풀어서 얘기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원리금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말이지(단리 1차 함수는 ‘산술급수적’으로 늘어난다고 해).

금액을 따져보자. 원금 100만이 10년 뒤에는 단리 5%로는 150만원이 되는데, 복리 5%로는 162만원이 넘어. 복리가 12만원 더 많지. 그리고 10년째 때 원금 대비 이자를 보면, 단리는 항상 5%이지만 복리는 7.8%로 늘어난 것을 알 수 있어.

시간을 더 늘수록 그 차이는 더 크게 벌어져. 20년이 지나면 단리는 원금의 2배인 200만원이 되는데, 복리는 265만원이야. 복리가 65만원 더 많은 것이지. 이런 식으로 35년 뒤에는 단리가 275만원, 복리가 551만원으로, 복리가 단리의 2배가 된다. 엄청나게 벌어지지. 50년이면 단리 3560만원, 복리 1146만원으로 거의 3배 가까이 차이가 벌어져. 장난이 아니지?

복리로 계산하면 이자가 얼마나 늘어나는지 실제로 계산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아. 대략적인 추이를 간파하는 게 포인트야.

그 래프를 보면 알겠지만, 3~5년 정도까지는 단리와 복리가 크게 차이 나지 않아. 그런데 대략 10년 정도 지나기 시작하면서 급속하게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해. 이처럼 시간이 지나면서 얼마나 무지막지하게 원리금이 커지는지 느낌을 잡는 것으로 충분해.

머 릿속으로 숫자 계산을 어림해서는 절대 느낌이 오지 않아. 그래서 복리를 ‘마술’이라고 하는 거야. 상대성 이론을 만든 아인슈타인 같은 천재씨도 복리이자를 세계의 8대 불가사의라고 했다는, 믿거나 말거나 하는 말이 전해질까. 그러니까 그냥 위 그래프를 뚫어지게 보고 외워버려.

추가로, 복리 이자가 올랐을 때, 원금이 많을 때, 각각 어떻게 되는지도 응용해보자. 대충 감이 오겠지만, 아까보다 더 무지막지하게 원리금이 급상승하는 그래프가 나와. 같은 이자율인데 원금이 많아지면 ‘슈퍼’ 상승하고, 원금이 그대로인데 이자율이 오르면 ‘웉트라’ 상승이야. 원금도 높고 이자율도 높아지면, ‘슈퍼 울트라’ 상승하겠지.



100만원 원금  5% 복리(빨강색)일 때와 (1) 원금이 2배가 될 때(파랑색) (2) 이자율이 2배가 될 때(연두색) 비교

AA07.이자에 대한 ‘감’ 잡기-2

[이자는 이자율보다 원금이 우선]


앞서 본 연 단리 5%일 때 원금이 100만원안 경우(A)와 1000만원 경우(B), 해마다 원리금이 어떻게 되는지 그래프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아.


연 단리 5%일 때 원금 100만원, 1000만원의 원리금 증가 그래프.



이걸 보면 앞에서 글로 설명한 게 좀 더 확실히 들어올 거야. 일단 ‘단리’로 계산했으니까 해가 지날수록 이자는 동일하게 늘어나. A는 5만원씩, B는 50만원씩. 고등학교 수학샘처럼 얘기하면, 단리 이자라면 시간에 대한 원리금이 직선인 그래프, 즉 1차 함수라는 얘기인 거다.

위 그래프를 보면 한 눈에 알 수 있듯, B는 A에 비해 같은 시간이라도 원리금이 껑충껑충 올라가고 있어. 그러니까 원금의 크기에 따라 시간이 지날수록 이자 금액의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지는 것이지.

+ + 이걸 수학적으로 말하면, 두 개의 그래프의 기울기가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이지.이 직선의 기울기가 [(1+이자율)×원금]이야. 여기서는 이자율이 5%(=0.05)니까, 기울기는 [1.05×원금]인 것이지. A의 기울기는 105라면, B의 기울기는 10500가 되어서 원금처럼 서로 10배 차이나는 것이지. 따라서 같은 시간에 늘어나는 이자도 10배 차이가 나는 것이고.

결 론적으로 예금을 할 경우 이자 수입이 많아지려면 이자율도 중요하고, 시간도 중요해. 하지만 제일 관건은 무엇보다 '원금의 크기'란 걸 명심해. 위 그래프로 얘기하면 원금이 많을수록 그래프 기울기가 더 커진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자 수입 증가가 많아진다는 뜻이지.


반대로 이것이 돈을 빌려서 갚을 이자가 불어나는 그래프라고 생각해봐라. 어떻게 될까? 가급적 원금을 줄여야 그래프 기울기가 줄어들고, 이는 곧 이자 부담이 더 적어지잖아. 너 같으면 어떻게 할지 바로 답이 보일 거야.

뉴 스를 보면 1%p 이자가 높은 새 예금상품으로 단기 여유자금이 몰린다는 얘기 들어봤을 거야. 내 통장에 100만 원 정도 들어있으면 어떻할래? 일년에 이자 몇 만원 더 받겠다고 부산떨겠니? 차라리 그럴 시간에 일해서 한 푼이라도 더 벌거나, 술 한 잔 안하면 되는데.

그런데 너가 만약 여윳돈이 10억 있으면 어떻할래? 연리 1%를 더주는 예금으로 갈아타면 1년 만에 1천만 원이 추가로 생기는 데 그냥 가만있을래? 그러니까 부자일수록 이자 1%, 0.1%에 더 민감하고, 큰 기업이면 0.01% 0.001% 이자에도 민감할 수밖에 없지.


***

결론. 통장에 돈 몇 백만 원 정도 여유자금이 있다면 먼저 열심히 일해서 돈부터 벌어라. 이자가 1% 높은 상품 찾는 걸 재테크랍시고 할 필요가 별로 없다. 먼저 원금부터 늘리는 게 중요하다. 그렇게 몇 천만 원 이상 모이면 그때 눈에 불을 켜고 1%p라도 더 주는 데 찾아 다녀라. 그리고 오래 넣고 있어라.

반대로 돈을 빌릴 때는 우선 대출금 액수 자체부터 최대한 줄여라. 대출금이 아무리 적어도 이자율은 1%p라도 낮은 데를 눈에 쌍심지 켜고 찾아라. 이자 금액이 얼마 안 된다고 이자율 높은 걸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다 인생 종칠 수 있다(왜 예금할 때와는 딴 소리 하는지는 뒤에 설명한다). 그리고 빨리 갚아라.

꼭 명심해라. 두 번 명심해라.

AA06.이자에 대한 ‘감’ 잡기-1

[이자율은 '비율'이다!]

이제부터는 앞에서 본 단리와 복리 비교한 표를 하나씩 해부해볼 거야. 왜냐, 이자가 무엇인지 한번은 제대로 느껴봐야 하니까.

그 리고 이것을 강조하는 중요한 포인트가 있어. 이런 이자 계산법을 얘기할 땐 주로 내 돈을 예금해서 얼마나 불어나는 지로 예를 들어. 그래서 “난 예금할 때  복리 상품에 들어야겠다” 정도로 생각하고 말지.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반대의 경우야. 너가 돈을 빌려서 갚을 때도 이자는 똑같이 계산되잖아. 돈이 남아서 이자 받고 사는 경우보다 돈이 없어서 빌릴 때가 훨씬 많을 거야. 이자는 여윳돈이 돈이 불어날 때는 ‘마법’이지만, 빌린 돈이 불어날 대는 ‘공포’이거든. 

그러니까 이걸 염두에 두고 집중해주길 바래. 이자에 대한 감을 못잡으면 인생 훅 갈 수도 있다. 그러니까 평생 딱 한번 공부한다고 생각하고 집중해주길 바래.

우선 단리냐 복리냐 상관없이 적용되는 이자의 기본부터 얘기할게.

경제나 재테크에서는 비율을 많이 써. 2분의 1이면 같은 2분의 1이 아니라는 건 초딩 산수만 배워도 알아. 스몰 피자 2분의 1과 라지 피자 2분 1이 같지 않잖아. 이처럼 비율과 실제 값을 헷갈리는 경우가 많아.

이 자율은 경제학의 대표적인 비율이야. 이자율이 같아도 이자 액수는 원금에 따라 달라지는 건 지극히 당연하자나. 같은 10%라도 백만 원의 10%와 1억의 10%는 천지차이지. 그런데 이자에 대해서는 실제로는 유독 감을 못 잡는 경우가 허다해.

예 를 들어 설명해주께. A는 100만원, B는 1000만원을 연 단리 5%로 은행에 맡겼다고 해보자. 1년 뒤에 받는 이자는 A가 5만원, B가 50만원이야. 이자율은 같은데 원금이 열배 차이가 나니까 이자 액수도 열배 차이나는 거지. 1년 뒤에 A와 B의 이자 수입 차이는 45만원이야.

시간이 지날수록 원금의 크기에 따라 이자 액수의 차이도 더 벌어질 거야. 10년이 지나면 A의 이자는 50만원, B의 이자는 500만원이 되겠지. 10년 뒤에 A와 B의 이자 차이는 490만원으로 벌어지게 돼(참고로 연 단리가 아니라 복리 5%였다면? 둘의 이자 수입 차이는 더 벌어져. 10년 뒤 A의 이자는 약 63만원, B의 이자는 628만원. 둘의 차이는 565만원).

이번에는 이자가 5%에서 1%p 올라서 6%가 됐다고 해보자. 그러면 이자율이 올라서 보는 혜택은 어떻게 될까? 1년 뒤 A의 이자는 1만원이 늘어서 6만원이 되고, B의 이자는 10만원이 늘어서 60만원이 돼. 같은 1%p 이자 인상 혜택이 원금처럼 10배 차이가 나는 것이지.

반대로 내가 돈을 빌릴 때면 어떻게 될까? 정확히 정반대가 되겠지. 같은 이자율이라도 빌리는 원금의 크기에 따라 부담할 이자 금액이 달라지겠지.

예 를 들어, 연 단리 5%로 A는 100만원, B는 1000만원을 은행에서 빌렸다고 해보자. 1년 뒤에 갚아야할 이자는 A가 5만원, B가 5백만원이야. 마찬가지로 이자율은 같은데 원금이 백배 차이나니까 갚을 이자 액수도 백배 차이나는 거지.

마 찬가지로 시간이 지나면 원금의 크기에 따라 갚아야할 이자 액수도 점점 크게 차이가 나게 된다. 연 단리 5% 대출로 10년 뒤에 A의 이자는 50만원, B의 이자는 500만원이야. 하지만 대출금리는 대부분 복리로 계산하기 때문에, 10년 뒤 갚아야할 이자는 A가 약 63만원, B가 628만원에 이르러.

참고로, 돈을 빌릴 때는 이자 부담에 민감하니까 잘 따지는 데 한 가지 함정이 있어. 처음에 빌리는 돈이 얼마 안되면 이자율이 높아도 액수가 얼마 안되 보여서 둔감해지는 경우지.

예 를 들어 100만원 급전을 빌리는데 한 달 뒤에 105만원을 갚으래. 이자가 월 5%이니까 연 단리로 치면 60%에 이르는 초고금리 대출이지. 이자율은 말도 안되게 높지만 이자 액수가 5만원 밖에 안하니까 까짓 별거 아니라고 덮썩 대출을 받게 되기 십상이야. 

뒤에서 살펴보겠지만, 이게 이자 무서운 줄 모르고 덤볐다가 1년 뒤에 빚이 몇 천만원으로 폭발하는 사채 지옥에 입문하는 첫걸음인 게야.

AA05.이자 실제 계산하기

[단리와 복리의 초보 개념]


이제부터 이자 실전편이야. 앞에서는 이자 그 자체에 대한 개념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시간에 따라 이자가 어떻게 늘어나는지 그 방법을 따져볼 거야. ‘이자 계산법’이라면 뻔하게 나오는 게 ‘단리’와 ‘복리’야. 많이 들어봤을 거야.

중 요한 것은 계산법 자체가 아니야. 이자가 원금에 따라서, 시간에 따라서 어떻게 불어나는지, 그 감을 잡는 것이 핵심이다. ‘복리의 마술’ 어쩌구 하는 뻘소리 들어봤지? 이것만 알면 재테크의 비밀을 안다는 식으로 설레발치는 데 낚이지 말자.

단리(單利)는 ‘단순한 이자’라는 뜻이야. 최초 원금에 대해서 일정 기간 동안 미리 정해 놓은 이자율만큼 이자가 붙는 방식이야.

100 만 원을 연리 5%의 단리로 은행에 넣어둔다고 해보자. 1년 뒤에는 원금 100만 원의 5%인 5만원의 이자가 붙어서 총 105만원이 되지 다시 1년이 지나서 2년차에도 마찬가지로 원금 100만원의 5%인 5만원의 이자가 붙어서 총액이 110만원이 된다. 쉽게 말해, 단리는 원금에 대해서만 이자가 붙는 거야. 100년을 놔둬도 1년에 붙는 이자는 늘 5만원인 것이지. 우리가 아는 은행 예금과 적음은 거의 대부분 ‘단리’라고 보면 돼.

복리(福利)는 ‘복합 이자’라는 뜻이야. 간단히 ‘이자에 또 이자가 붙는다’는 식으로 얘기하지. 맞는 말이긴 한데, 감이 잘 안 오는 표현이기도해. 단리가 최초 원금에 대해 이자율이 적용되는 데 비해, 복리는 이자를 원금에 포함시킨 금액(원금+이자)에 대해 이자를 준다.

100 만 원을 연리 5%의 복리로 은행에 넣었다고 해보자. 1년 뒤에는 원금 100만 원의 5%인 5만원의 이자가 붙어서 총 105만원이 돼. 첫해는 단리 때와 같아. 달라지는 건 그 다음해부터야. 왜냐면 1년마다 이자를 붙일 때 처음 원금(100만원)이 아니라, 새로 시작하는 시점의 금액(원금+이자)에 붙이는 방식이거든. 그래서 2년이 지나면 이자는 최초 원금인 100만원이 아니라 직전 원리금 105만원에 5%가 붙어서 5만 2500원이 되는 거야. 그러면 2년이 지났을 때 쌓인 원리금은 모두 110만 2500원이 되는 거지. 단리 때보다 2만 5000원이 더 많아지는 거야. 그 다음 3년차 때 이자 역시 최초 원금 100만원의 5%가 아니라, 누적된 원리금인 110만 25000원의 5%(5만 5125원)이 붙는 거야.

대충 감이 오겠지만, 복리가 단리보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이 이자가 붙게 돼. 이자율은 그대로지만 단리는 최초 원금을 기준으로 이자가 붙고, 복리는 직전 원리금 합에 이자가 적용되니까 그렇지. 그런데 그냥 ‘복리가 단리보다 이자가 많이 붙는다’에서 끝나면 안 돼. 시간에 따라서 얼마나 그 차이가 벌어지는 지에 대한 ‘감’을 갖는 게 정말 중요하든.

실제 시간이 지나면서 어떻게 금액이 차이 나는지 살펴보자. 최초 원금이 100만원이고, 1년 이자율이 5%라고 가정하면 이렇게 돼.



숫 자가 나오니까 정신 좀 사납지? 그래도 찬찬히 봐주길 바래. 시간이 지나면서 단리와 복리 이자가 어느 정도 차이나는 지에 주목해서!  

++(이자율이 5%일때 단리는 매년 이자가 5만원만 붙는데, 복리인 경우는 이자가 5만원에서 계속 늘어나지. 16년쯤 되니까 1년 이자가 단리보다 2배인 10만원 정도가 되는걸 알 수 있어. 20년 지나면 원금과 이자를 합쳐서, 단리는 원금의 2배인 200만원이 되는데, 복리는 원금의 2.6배인 265만원이 넘네).  

특히 주목해 볼 건, 복리 이자가 5%이지만 최초 원금을 기준으로 매년 추가되는 이자율이 어떻게 되는지 바봐. 단리는 당연히 단리니까 매년 5% 고정인데, 복리는 해가 갈수록 점점 매해 붙는 이자율이 더 큰 폭으로 커지고 있지? 뒤에 설명하겠지만 이게 복리의 ‘마법’이자 ‘공포야.돈을 빌려준 입장에서는 복리는 마법일 테고, 돈을 빌린 입장에선 반대로 공포겠지.

여기서 중요한 건, "감"을 잡는 거야. 숫자가 아니라! 

AA04.같은 돈, 다른 이자율

[이자율이 제각각인 이유]


같은 돈 백만 원이라도 이자율은 한 가지만 존재하지 않아.

첫째. 누가 빌려주냐에 따라 이자율이 달라져. 남는 돈이 10억원인 사람과 100만원 뿐인 사람이 백만원 빌려줄 때를 생각해보자. 같은 백만원이지만 10억 재력가에겐 백만원은 푼돈이니까 이자를 조금만 받아도 괜찮다고 생각할 것 같애. 그런데 정반대일 수도 있어. 전 재산을 다 빌려주는 사람은 조금이라도 이자를 더 받고 싶겠지. 물론 10억원 가진 재산가가 스쿠루지 할배보다 더 돈을 밝히고, 100만원 밖에 없는 사람이 천사같은 마음을 가졌다면 말이야.

이처럼 사적으로 돈을 빌려주는 경우에는 복불복일 수 있지만, 우리는 보통 돈을 은행 같은 금융기관에서 ‘공적’으로 빌리잖아. 사람이 아니니까 인간성 같은 건 변수가 안 되겠지. 단지, 그 금융사가 돈이 많고(규모가 크고) 안정적인 데인지가 변수가 되겠지. 이런 금융사는 이자를 상대적으로 낮게 받을 거야. 돈을 싸게 빌릴 수 있단 말이지. 당연하게도 이런 데는 많은 사람들이 돈을 빌리고 싶어서 줄을 설 테니까 아무나 빌려주지 않을 테고.

둘째, 누가 빌리느냐에 따라서도 이자율이 달라져. 만약 돈을 빌려 줘도 잘 안 갚는 친구라면 돈을 빌려 주기 싫겠고 제 날짜에 잘 갚는 친구라면 돈을 잘 빌려 줄 거야. 잘 안 갚은 친구는 돈 떼먹고 잠수탈 수도 있고 말야. 

이렇게 빌린 돈을 잘 갚는 것을 ‘신용’(credit)이라고 불러. 신용이 낮은 친구는 미덥지 못하니 이자를 더 높게 받고, 신용이 높은 친구는 믿으니 낮은 이자를 받는다. 결국 신용이 낮으면 같은 돈이라도 비싸게 빌릴 수밖에 없는 거야.

다시 은행 얘기를 하면, 우리가 은행에 예금하는 것도 일정 기간 은행에 돈을 빌려주는 것과 같은 개념이야. 물론 은행이 나 보고 직접 빌려달라고 손을 벌리는 것은 아니지만 말야. 그런데 은행에 맡긴 돈을 못받는다는 생각은 거의 하지 않잖아. 

그만큼 신용에 있어서는 어느 개인이나 회사보다 높아. 신용 갑 중에 갑이 은행인 거지(은행보다 신용이 높은 데는 정부야. 나랏님은 돈을 떼먹지 않거든. 그니깐 신용의 '울트라 갑'이시지). 그러니까 우리가 은행에 돈을 빌려줬을 때 받는 이자(예금금리)는 다른 데 빌려주는 것보다 낮을 수 밖에 없는 것이야.

참고로, 보통예금 하나 개설하려고 시중 은행을 다 돌아보면 예금금리가 거의 똑같은 걸 알 수 있을 거야. 그만큼 시중은행은 신용도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는 뜻인 거지. 
그런데 유독 높은 예금금리를 주는 데가 있다면? 그건 신용도가 시중은행보다 낮은 곳이란 뜻인 거야. 이런데 돈을 예금하면 높은 이자를 받는다고 좋아할 일이 아닌 거지. 만에 하나 떼일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말이야. 저축은행 사태, 기억나지?

셋째, 돈을 빌리는 기간에 따라서도 이자율이 달라져. 보통은 기간이 짧으면 이자율이 낮고, 길면 이자율이 높아. 왜냐, 돈을 빌려 주는 기간이 길수록 떼먹힐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지. 그래서 같은 100만원을 1년 빌리는 이자보다 2년 빌리는 이자가 조금이라도 높을 수밖에.

이자에 설명을 보면 알겠지만, 경제에서 ‘공짜’는 없다. 절대 없다. 겉으론 공짜처럼 보여도 뒤로는 대가가 따른다. 이자가 높고 낮은 데에는 다 나름 이유가 있는거다. 누가 높은 이자를 준다고 꼬신다면, ‘왜 높은 이자를 줄까?’ 한 번쯤 생각해보길 바래.

이자에 대한 기본 개념인 요기까지! 재미없는 얘기인거는 아는데, 그래도 정말 중요한 원칙이야. 실제 은행에서 쓰는 다양한 이자에 대해서는 뒤에 [은행]편에서 자세히 다룰 거야. 

그전에 실전 이자 계산법을 알아봐야겠지? 간단한 수학인데 머리가 좀 아플 수 있을거야. 쫄지말고.

AA03.비싼 돈, 싼 돈이 있다

[이자율은 돈의 가격]


실제로 이자율이 어떻게 결정되는지에 대해서는 뒤에 은행편에서 자세히 다룰거야. 여기서는 이자의 또 다른 개념 하나만 설명할게.

바 로 이자는 ‘돈의 가격’이다는 말씀. 이자가 높은 돈은 비싼 돈이고, 이자가 낮은 돈은 싼 돈이란 말이야. 당연한 얘기 같지? 살다보면 다 알게 되는 얘기기는 하지만 중요하니깐 다시 한 번 강조하는 거야. 같은 돈이라고 같은 돈이 아니란 사실만 여기서 명심하면 돼.

이걸 풀어서 설명해볼게. 너가 100만원이 필요해서 여기저기 알아봤어. 대한은행은 1년 뒤에 이자를 10만원 달라고 해. 동네캐피털에서는 1년 뒤에 이자가 20만원이라고 한다고 치자. 그러면 같은 100만원 빌리는데 대한은행 이자는 연리 10%, 동네캐피털 이자는 연리 20%야. 같은 100만원 빌리는 비용이 두 배 차이가 나는 거지.

그러면 너는 어디에서 돈을 빌릴 거야? 당연히 이자가 적은 대한은행에서 빌리겠지. “동네캐피털은 이자가 너무 비싸” 그러면서. 이처럼 은연 중에 이자가 “높다/낮다”고 안하고 “비싸다/싸다”고 말하기도 해. 그래서 같은 백만 원이라도 ‘비싼 백만원’이 있고 ‘싼 백만원’이 있는 거야.

사실 돈이란 게 상품처럼 거래가 되는 것이거든. 산다/판다는 말 대신에 예금한다/ 대출받는다는 말을 쓸 뿐이지. 돈을 빌려주는 것은 돈을 파는 것과 같고, 돈을 빌리는 것은 돈을 사는 것과 같은 개념이야. 그럼 물건에 가격표가 붙어 있는 것처럼 돈에도 가격표가 붙어 있겠지? 그 가격표가 바로 이자라고 생각하면 돼.

명심하자. 돈의 가격이 이자다. 이건 뒤에서 설명할 채권 같은 재테크 상품을 다룰 때 중요한 개념으로 다시 설명할 거야.
   
그러면 돈의 가격, 즉 이자율은 어떻게 결정될까? 일단 개념적으로 살펴보자.

돈 을 빌려주는(파는) 입장에서는 한 푼이라도 비싸게 팔고 싶겠지(은행에 저축하는 것도 내가 은행에 돈을 빌려주는 개념이야). 반대로 돈을 빌리는 입장에서는 한 푼이라도 싸게 사고 싶겠고. 그러니 돈 빌려주는 쪽은 서로 비싸게 팔 데를 찾고, 돈 빌리는 쪽은 가장 싸게 살 데를 찾는 게 당연하지. 

이건 시장에서 엄마들 콩나물 가게 돌아다니면서 가격 흥정하는 거랑 다를 바 없어. 그러다보면 양쪽이 서로 합의할 수 있는 절충점이 생기게 되겠지. 이런 식으로 돈의 가격, 즉 이자율이 정해지는 것이지. 

그런데 돈을 빌리고자 하는 사람이 많으면 돈의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에 이자율은 높아지고(비싼 값에 돈을 빌려 주고), 반대로 돈을 빌려주고자 하는 사람이 많을 경우 돈의 공급이 늘어나기 때문에 이자율은 떨어지게(싼 값에 돈을 빌려 주게) 되는 것이지. 이걸 유식하게 표현하면, 이자율은 돈에 대한 수요-공급의 법칙을 따라 결정된다는 얘기야.


[자금의 수요-공급 곡선]

이건 이자율이 정해지는 기본적이고 이상적인 모델일 뿐이다. 실제는 같은 돈이라도 이자는 다 달라. 여기에는 크게 세 가지 변수가 있어. △누가 돈을 빌려주냐(파냐) △누가 돈을 빌리냐(사냐) △그리고 얼마나 오래 빌리냐. 이 세 가지에 따라서 이상적인 이자율에 플러스 마이너스 알파가 붙어. 

AA02.이자=원금×이자율×시간


[이자 용어 정리]


일단 첨에 용어 정리부터 확실히 하고 시작하자.

원 래 빌려주거나 빌려 받은 돈은 ‘원금’이라고 한다. 이 원금을 빌리고 받은 댓가로 추가된 돈을 ‘이자’(interest)고 한다(이자인 데 이자가 아닌 척 ‘수수료’ '금융비용‘ 같은 이름이 붙기도 해). 원금에서 이자가 차지하는 비율을 ‘이자율’(interest rate) 줄여서 ‘이율’이라고 해. 금융권에서는 폼나게 ‘금리’(金利)라는 용어도 많이 쓰는 데, 똑같은 말이야.
 
앞에서 예를 들었던 것처럼 100만원을 은행에 빌려주고(예금) 1년 후에 105만원을 돌려받았고 해보자. 이자율은 얼마일까? 원금 100만원에 대한 이자가 5만원이니까 이자율은 5%(5만원/100만원*100=5%)겠지. 이 정도 계산은 다들 할 거야.

그런데 앞에서도 말했지만 이자를 따질 때 원금에만 집중하지마. 이자율이란 말 자체에는 시간 개념이 안 들어가 있어. 보통은 ‘이자’나 ‘금리’ 숫자를 말할 때는 별 얘기가 없으면 1년을 기준으로 얘기해. 하지만 사채업자들이나 사기꾼들이 이자 숫자만 얘기하고 기간을 얼렁뚱땅 넘어가서 뒷통수를 치는 경우가 많거든(이건. 뒤에서 다 까발려줄 거야).

그러니까 일단 이자를 따질 때는 액면 숫자만 아니라 ‘기간’도 항상 신경 쓰는 습관을 꼭, 꼭 가져주길 바래. 앞의 예의 경우에는 그냥 ‘이자율’이라고 하지 말고 ‘연리’(연 이자율)이라고 정확히 따져주는 거야. 월 단위로 계산하는 이자는 ‘월리’가 되겠지.

여 기서 문제 하나 낼게. 이자가 월리 1%면 연리로는 몇 % 일까? 1년이 12달이니까 당연히 1년으로 치면 12%라고 생각할거야. 거의 맞는 말이긴 하지만 완전히 정답은 아니야. 12%보다 더 클 수 있어. 이건 아주 중요한 개념이라서, 뒤에 ‘단리’ ‘복리’에서 자세히 설명할게.

이자는 기본적으로 수학에 나오는 비율이야. 비율인데 돈에 관해서 쓰는 이름일 뿐인 거지. 비율이니까 당연히 100분의 1을 나타내는 퍼센트(%)가 세계 공용 단위야. 그런데 % 대신 ‘할푼리(割分厘)’ 단위도 실생활에서 종종 써. ‘월 2부 이자’ 이런 식으로. 어르신들이나 사채, 월세 등 빌릴 때 많이 들어볼 거야.

할푼리가 뭔지는 초딩 때 배웠어. 1할=10%, 1부(푼)=1%, 1리=0.1%야. 야구에서 타율 얘기할 때 주로 쓰지. 타율이 2할 9푼 5리라고 하면 안타 칠 확률이 29.5%라는 얘기. 원래 할푼리의 원산지는 일본이야. 일제시대 때 들어온 게 지금까지 정규 교육과정에서 갈켜준다네.

이자나 월세 계산할 때는 할푼리 중에서 ‘부(푼)’을 써. 유의할 것은 “몇 부 이자”라고 할 때 ‘월’ 이자란 점이야. 5,000만원 빌리는데 2부 이자면 월리 2%이란 말. 한 달 이자가 100만 원이란 소리야. 연리로는 최소한 2%x12개월=24% 이자라는 소리지. 나중에 보겠지만, 사채이자는 기본이 2부가 넘는 고금리야.

또 월세 계산할 때도 ‘부’를 많이 써. 전세를 월세로 돌리거나, 월세 보증금을 줄일 때 말이야. 비싼 데는 2부 이자로 계산하는 게 일반적이야. 예를 들어,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50만원인 집을 얻고 싶은데 수중에 보증금이 500만원밖에 없어. 그러면 집주인에게 보증금을 줄이고 월세를 높여달라고 네고할 수 있지. 그때 월세를 얼마나 올려야 될까.

그 기준이 보통 2부야. 보증금을 500만원 줄이는 대신 이 금액의 2부인 10만원(=500만원×2부(2%))을 추가하면 되는 것이지. 이건 연리 24%라는 고금리로 돈 빌려서 다달이 이자를 내는 것과 같아. 그러니까 가급적 보증금은 높이고 월세를 줄이는 게 돈 버는 일인 거지. 억울하면 빨리 집주인하던지. 

AA01.이자란 무엇일까?

[당장의 쾌락을 미래로 미룬 보상]


먼저 이자의 원리와 개념부터 확실히 알고 넘어가도록 하자.
이자는 ‘현재의 만족을 미루는 보상’이야. ‘미래의 만족을 미리 당겨쓰는 비용’이기도 하고. 무슨 말이냐고?

너 에게 1만원짜리 지폐 100장이 생겼다고 해보자. 너라면 어떻게 쓸래? 당장에 평소 갖고 싶었던 컴퓨터나 명품 가방을 살 수 있어. 맨날 얻어먹은 친구들 불러서 한 턱 크게 쏠 수도 있겠지. 도박으로 한 방에 날릴 수도 있을 테고. 어떻게 쓰건 얼마 동안은 만족감을 갖게 되겠지.

그런데 이 돈을 안 쓰고 은행에 예금한다고 해보자. 그러면 1년 뒤에 은행에서는 너에게 5만원을 더 줄 거야. 그러니까 100만원이 1년 뒤에 105만원으로 늘어나게 되는 것이지. 여기서 5만 원이 이자야. 100만원을 써서 즉각적인 기쁨을 누리길 포기하고 이것을 1년간 미뤘을 때 받는 대가인 거지.

반대의 경우도 생각해보자. 당장 자동차를 사고 싶은데 1년은 돈을 모아야 돼. 그런데 당장 사서 쓰고 싶다면 어디서 돈을 빌려야겠지. 은행에서 대출을 받건, 친구에게 빌리건 너 수중에 없던 돈을 가져다 드라이빙의 기쁨을 누리게 되겠지.

하지만 너가 지금 차를 사는데 빌려 쓴 돈은 어디서 난 걸까? 그렇지. 누군가 당장 쓰면서 누릴 기쁨을 포기한 돈인 거잖아. 그러니까 그 댓가를 돈 빌린 사람이 감당해야 하는 거지. 그래서 나중에 갚을 때는 빌린 돈에다 얼마의 돈을 더 보태서 갚는 거야.

결론적으로 이자란 돈을 빌려준 사람 입장에서는 ‘보상’(‘수익’)인 것이고 빌리는 사람 입장에서는 ‘댓가’(‘비용’)인 것이지.

물론 이자가 반드시 돈일 필요는 없어. 친구끼리 빌리는 거라면  술 한 잔 얻어먹는 걸로 퉁칠 수도 있겠지. 하지만 돈 갚는 친구 입장에서는 술값도 공짜가 아니니 결국 돈으로 환산되는 것은 마찬가지.

이 자의 개념은 자본주의의 산물은 아니야. 3~4000년 전부터 있었다네. 고대 중동 지방에서 곡식을 빌려 씨를 뿌린 후에 수확하면 원래 빌린 곡식에 더해서 갚기도 했고, 양이나 소 등을 빌려서 농사에 쓴 뒤에 그 가축이 새끼를 낳을 시에 새끼까지 포함해서 다시 돌려준다는 계약이 있었다니까.

그러면 여기서 문제! 그 보상 혹은 댓가 즉 이자의 크기는 어떻게 될까? 일단 돈 액수가 클수록 댓가나 보상은 커지겠지. 그리고 기쁨을 포기한 혹은 기쁨을 누린 시간이 길수록 댓가나 보상은 커져야 할 테고.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나와. 바로 이자는 돈의 크기와 시간의 길이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실. 유식하게 표현하면, 이자는 원금과 시간의 함수라는 말이지. 여기서 원금은 느낌이 바로  올 텐데 시간에 대해선 감을 잘 못잡을 수 있을 거야. 그래서 이자에 대한 시간 개념이 없다가 볍진처럼 털리는 경우가 많아. 이건 뒤에 차근차근 알려줄게.  

A.이자 편을 시작하며

이자가 뭔지 모르는 사람은 없을 거야. 은행에서 돈을 빌리면 다달이 이자를 내야잖아. 푼돈이라도  통장에 넣어두면 때때로 몇백 원이라도 이자가 들어와. 그런 게 이자지. 이자를 유식하게 ‘금리’라고 부른다는 정도도 알 거다.

하 지만 어설프게 아는 게 독이 되는 게 ‘이자’야. 너가 당하는 줄도 모르고 주머니 털리는 경우가 부지기수. 때론 이자를 몰라서 아파트 옥상으로 제 발로  올라갈 수도 있어. 당신 인생 한방에 인생 훅 게 만들 수 있는 비장의 무기가 바로 이자라는 놈이야. 그런데 어디서도 이자의 무서움을 자세히 얘기해주지는 않아(왜 그런지는 차차 얘기하자고)

형아가 단언한다. 99% 경제의 핵심은 ‘이자’야. 앞에서 얘기했지? "돈은 돌아야 돈"이라고. 그런데 그 돈을 돌리는 심장이 뭘까? 그게 바로 이자야. 그러니까 돈의 알파와 오메가는 곧 이자인 것이지.

솔 직히 형아는 경제학원론에 ‘수요-공급법칙’ 같은 하나마나한 잡소리 때려치우고 ‘이자’부터 나와야 한다고 생각해. 하지만 어느 책을 보더라도 그렇진 않지. 이게 1%가 너희 같은 99%를 합법적으로 빨아먹는 기본원리거든. 그래서 너가 경제 좀 알아보겠다면, 무엇보다 이자에 대해 정확히, 감각적으로 꿰고 있는 게 필수야. 이거 안다고 돈이 생기진 않지만, 최소한 너가 븅신처럼 털릴 일은 없을 테니깐.

그런데 형아는 너가 머리가 나빠서 걱정이다. 이자는 기본적으로 숫자놀음이거든. 간단한 수학이지만 숫자나 그래프만 봐도 울렁증부터 생기잖아. 그래도 첨엔  고생 좀 하자고. 눈에 쌍심지 키고 따라와주길 바래. 경제에 유일하게 나오는 수학이니깐 짜증나도 좀만 참고.

미리 말하지만 사실 계산이 중요한 게 아니야. 설마 적금이나 대출 이자가 얼마인지 볼펜 들고 직접 계산해보라고 하는 짓이겠어? 그게 아니고 이자에 대해 나름대로 자기의 ‘감’을 갖기 위해서야. 그건 곧 ‘돈의 가치’를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첫걸음이지. 너가 피같이 번 돈에 쉴드부터 치는 일이야.

그러니까 닥치고 눈 부릅뜨고 봐주길 바래.
자, 시작해보자.